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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록/四家語錄 25


               “무엇이 도를 닦는 것입니까?”
               “ 도는 닦는 데 속하지 않는다.닦아서 체득하거나 닦아서 이룰

            수 있다면 다시 부서져 성문(聲聞)과 같아질 것이며,닦지 않는다
            하면 그냥 범부이다.”
               다시 물었다.

               “어떻게 이해해야 도를 깨칠 수 있겠습니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성(自性)은 본래 완전하니 선이다 악이다 하는 데 막히지
            않기만 하면 도 닦는 사람[修道人]이라 할 것이다.그러나 선은
            취하고 악은 버리며 공(空)을 관찰하여 선정에 들어가면 바로 유

            위(有爲)에 떨어진다 하겠다.게다가 밖으로 치달아 구하면 더더
            욱 멀어질 뿐이니 3계의 심량(心量)을 다 없애도록만 하라.한 생

            각 망념이 3계 생사의 근본이니,일념이 없기만 하면 즉시 생사
            의 근본이 없어지며 부처님[法王]의 위없는 진귀한 보배를 얻게
            될 것이다.

               무량겁(無量劫)이래로 범부는 망상심,즉 거짓과 삿됨,아만(我
            慢)과 뽐냄이 합하여 한 덩어리가 된 것이다.그러므로 경에서 말
            하기를,‘여러 법이 모여 이 몸을 이루었기 때문에 일어날 때는

            법만 일어날 뿐이며,멸할 때도 법만 멸할 뿐이다’하였다.그러
            므로 이 법이 일어날 때 내[我]가 일어난다 하지 않으며,멸할 때

            도 내가 멸한다 하진 않는다.
               전념(前念)․후념(後念)․중념(中念)이 생각생각 서로 의지하지
            않아서 생각생각 고요함[寂滅]을 해인삼매(海印三昧)라고 부르는

            데,그것은 일체법을 다 포섭한다.마치 백천 갈래 물줄기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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