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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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마조록․백장록


               지금 하는 일상생활과 인연 따라 중생을 이끌어 주는 이 모든
            것이 도(道)이니,도가 바로 법계(法界)이며 나아가서는 항하사만

            큼의 오묘한 작용까지도 이 법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그렇지
            않다면 무엇 때문에 심지법문을 말하며,무엇 때문에 다함없는
            법등(法燈)을 말하였겠는가.그러므로 일체법은 모두가 마음법이

            며,일체의 명칭은 모두가 마음의 명칭이다.만법은 모두가 마음
            에서 나왔으니 마음은 만법의 근본이다.경에서도 ‘마음을 알아

            본원(本源)에 통달하였으므로 사문(沙門)이라 한다’고 하였으니,
            이 본원자리에서는 명칭도 평등하고 의미도 평등하며 일체법이
            다 평등하여 순수하여 잡스러움이 없다.

               만일 교문(敎門)에서 시절 따라 자유롭게 법계를 건립해 내면
            모조리 법계이고,진여(眞如)를 세우면 모조리 진여이며,이치[理]

            를 세우면 일체법이 이치이며,현상[事]을 세우면 일체법이 현상
            이 된다.하나를 들면 모두 따라와 이사(理事)가 다름이 없이 그
            대로 오묘한 작용이며,더 이상 다른 이치가 없다.이 모두가 마

            음의 움직임이다.비유하면 달 그림자에는 차이가 있으나 달 자
            체는 차이가 없고,여러 갈래 물줄기는 차이가 있으나 그 물의
            본성은 차이가 없는 것과 같다.또한 삼라만상은 차이가 있으나

            허공은 차이가 없는 것처럼 도리를 설명하는 데에는 차이가 있으
            나 걸림 없는 지혜는 차이가 없듯이 갖가지로 세운 법이 모두 한

            마음에서 나온 것이니 세워도 되고 싹 쓸어버려도 된다.모조리
            오묘한 작용이며 그대로가 자기이니,진(眞)을 떠나서 세울 곳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세운 그 자리가 바로 진이며,다 자기인

            것이다.그렇지 않다고 하는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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