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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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록/四家語錄 47


               26.

               약산 유엄(藥山惟儼:745~828)스님이 처음 석두스님을 참례
            한 자리에서 물었다.
               “3승 12분교(三乘十二分敎)라면 제가 대략은 압니다.남방에

            서는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이라 한다는 소문을
            늘 들었는데 정말 알지 못하겠습니다.엎드려 바라오니 스님께선

            자비로 가르쳐 주십시오.”
               석두스님이 말하였다.
               “이렇게 해도 안 되고 이렇게 하지 않아도 안 되며,이렇게 하

            거나 이렇게 하지 않음 둘 다 안 된다.자 어떻게 하겠는가?”
               약산스님이 어찌할 바를 모르자 석두스님이 말하였다.

               “그대의 인연은 여기에 있질 않으니 그만 마조스님의 처소로
            가 보게.”
               약산스님이 명을 받들어 스님께 공손히 절을 하고는 앞에 물

            었던 것을 그대로 묻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어느 때는 그에게 눈썹을 치켜올리고 눈을 깜짝이게 하

            며,어느 때는 그에게 눈썹을 치켜올리고 눈을 깜짝이지 못하게
            한다.어떤 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옳고 어떤 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옳지 않다.그대는 어떠한가?”

               약산스님이 말끝에 깨치고 절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무슨 도리를 보았기에 나에게 절을 하느냐?”
               “ 제가 석두스님 처소에서는 무쇠소 등에 달라붙은 모기와도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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