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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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록/四家語錄 43
스님께서 방장실로 돌아가자 거사는 뒤따라 들어가면서 말하
였다.
“조금 전엔 솜씨 자랑하다가 졸작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물었다.
“물은 근육도 뼈도 없으나 만 섬 실은 배를 이길 수 있습니다.
이 이치가 어떻습니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여기에는 물도 없고 배도 없는데 무슨 근육과 뼈를 말하는
가.”
18.
어떤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는 무엇 때문에 즉심즉불(卽心卽佛)이라는 말을 하십
니까?”
“ 어린아이의 울음을 달래려고 그러네.”
“ 울음을 그쳤을 땐 어떻게 하시렵니까?”
“ 비심비불(非心非佛)이지.”
“ 이 둘 아닌 다른 사람이 찾아오면 어떻게 지도하시렵니까?”
“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해 주겠다.”
“ 그 가운데서 홀연히 누군가 찾아온다면 어찌하시렵니까?”
“ 무엇보다도 큰 도를 체득하게 해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