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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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마조록․백장록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분명한 뜻입니까?”
               “ 절 한번 하라.”

               수노스님이 절하자마자 스님께서 별안간 한 번 걷어찼다.여기
            서 수노스님은 크게 깨닫고 일어나면서 손뼉을 치고 “하하”웃으
            며 말하였다.

               “그것 참 신통하구나,신통해.백천 삼매와 한량없는 묘한 이
            치를 털끝 하나에서 그 근원을 알아 버렸도다.”

               그리고는 절하고 물러났다.
               그 뒤 대중에게 말하였다.
               “마조스님에게 한 번 채인 뒤로 지금까지 웃음이 그치질 않는

            구나.”



               17.
               방거사(龐居士)가 스님께 물었다.

               “만법에게 짝이 되어 주지 않는 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 그대가 한입에 서강(西江)의 물을 다 마시면 그때 가서 말해

            주겠소.”
               다시 방거사가 물었다.
               “본래인(本來人)을 어둡게 하지 말고 스님께서는 눈을 높이 뜨

            십시오.”
               스님께서 눈을 아래로 흘깃하자 거사가 말하였다.

               “줄 없는 거문고를 스님만이 오묘하게 뜯는군요.”
               스님께서 이번에는 위로 흘깃 보자 거사는 절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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