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6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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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임제록․법안록


            處]로도 소리를 듣지 못한다.만일 근본이 있다면 알아들을 수
            없음을 어떻게 이해하겠느냐.옛사람은 빛과 소리를 떠나는 그

            것이 빛과 소리에 집착하는 것이며,이름을 떠나는 그것이 바로
            이름에 집착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무상천(無想天)을 닦아 얻고 팔만대겁(八萬大劫)을

            지나도 하루아침에 퇴보하여 떨어지는 등의 엄연한 사실은 근본
            되는 진실을 몰랐기 때문이다.3생 60겁(三生六十劫)과 4생 1백

            겁(四生一百劫)을 차례로 닦아 올라가서 3아승지겁(三阿僧祇劫)
            이 완성된 지위에 도달했다 치자.그렇다 해도 옛사람은 그것을
            연기무생(緣起無生)의 도리를 한 생각에 알아서 방편으로 세운

            저 3승(三乘)등의 견해를 초월하느니만은 못하다고 하였다.또
            손가락 퉁기는 사이에 팔만 가지 방편을 완성하고,찰나에 3아

            승지겁을 없앤다고도 하였으니 이것은 반드시 온몸으로 참구해
            야 한다.그렇게 되려면 힘을 좀 들여야 할 것이다.”



               4.

               한 스님이 물었다.
               “손가락은 묻지 않겠습니다만 무엇이 달입니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무엇이 그대가 묻지 않겠다는 손가락이냐?”

               “ 달은 묻지 않겠습니다만,무엇이 손가락입니까?”
               “ 달이지.”
               “ 저는 손가락을 물었사온데 스님께서는 어째서 달이라고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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