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3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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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록 173
7.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청량원의 가풍입니까?”
“ 다른 데 가거든 그저 청량원에서 왔다고만 하거라.”
“ 어떻게 해야만 아무것[法]에도 걸려들지 않을 수 있겠습니
까?”
“ 무엇이 그대에게 붙어 있느냐?”
“ 밤낮으로 부딪치는 데야 어찌합니까?”
“ 부질없는 말이다.”
“ 이 몸을 허깨비처럼 변해서 나타난 것이라 보고,마음도 그
렇다고 관찰할 땐 어떻습니까?”
“ 정말 그렇겠느냐?”
“ 국사께서 시자를 부른 뜻이*무엇이었습니까?”
9)
“ 우선 갔다가 다음에 오너라.”
“ 요긴한 것과 상응하면 다르지 않다[不二]고만 하면 되는데
무엇이 다르지 않은 말입니까?”
“ 더 이상 얼마나 보태려느냐.”
*남양 혜충(南陽慧忠:?~775)국사가 시자를 부르니 시자가 대답하였다.이렇
게 세 차례 반복하더니 국사가 말하였다.“내가 너를 저버린다 하였더니 네
가 나를 저버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