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5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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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십규론 245
덕행으로 착각하여 부처님의 계율을 어기고 사문으로서의 몸가
짐을 버린다.그러면서 도리어 이승(二乘)을 능멸하고 삼학(三學)
을 배척하는 전도(顚倒)를 저지른다.더구나 큰 법도로 점검하지
않고 그런 사람을 도인이라고 인정하는 경우에 있어서랴.
상법․말법시대를 만나 마군은 강하고 법은 약한데,여래의
법복을 빌려 입고 국왕의 은혜와 위엄을 훔치는 이가 있다.입
으로는 수행하여 해탈할 것을 말하나 마음으로는 삿된 귀신의
일을 꾸민다.부끄러운 줄 모르는데 어찌 죄와 허물을 피하겠는
가.지금 이러한 무리들을 차례로 적어 후학을 경책해야 할 것
이다.
반야를 만난 인연도 작은 일이 아니나 스승과 제자를 선택하
는 도는 더욱 어려우니,스스로 깨달음을 잘 간수할 수 있어야
끝내 큰그릇을 이룰 것이다.
따끔한 충고를 강요했으니 나도 비방을 달게 받겠다.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이여,서로 돕고 고무해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