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4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P. 244
244 임제록․법안록
10.자기 단점은 변호하면서
승부 다투기를 좋아한다
생각건대 천하를 총림이 번창하여 선방도 매우 많고,모여
사는 대중들도 오백 명을 밑돌지 않는데 무례한 법이 한둘이야
없으랴.그 사이에 혹은 도를 간직한 인재와 청정한 수행을 닦
는 사람이 있어 잠시 대중의 사정을 보아 힘써 조사의 법석을
이으려 한다.그리하여 시방의 도반들을 모으고 한 곳에 도량을
세워 아침에는 법문을 청하고 저녁에는 참구하면서 노고를 꺼려
하지 않는다.
또 부처님의 혜명(慧命)을 잇고자 초심자를 지도하기도 하는
데,그것은 명성을 드날리고 물질을 탐하는 마음에서가 아니라
마치 종이 망치를 기다려 울리듯 하고 병에 따라 치료하듯 하는
것이다.
법비[法雨]가 내리면 크고 작고를 가림 없이 적시고 법뢰(法
雷)가 진동하면 멀고 가깝고 간에 모두 울리나 시들고 무성하고
가 스스로 달라지니 움찔하면 틀린다.그러나 본래 이것저것 고
르는 마음으로 선택 가능한 법을 행하는 것은 아니다.
풍모만 바라보고 법을 받아 주지의 지위를 훔친 경우가 있
다.그들은 스스로 세간을 초월하는 최상승법을 얻었다 여기면
서,자기 단점은 변호하고 남의 장점은 헐뜯는다.그리하여 시장
에서나 푸줏간에서나 속이고 험담하면서 큰소리 치며 세력을 뽐
내고 말재주를 믿고 자랑한다.
또한 시끄럽게 일 벌이는 것을 자비로 여기고 주제넘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