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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산록/四家語錄 21
대혜 종고(大慧宗杲:1089~1163)스님은 이것을 이렇게 말하였
다.
“백장스님이 이 말을 못 했더라면 전좌(典座:위산)에게 속을
뻔했다.”
그때 스님은 전좌(典座:대중의 臥具나 음식 등 살림을 맡음)
소임을 맡고 있었다.사마두타(司馬頭陀)가 여우 이야기[野狐話
頭]를 가지고 스님에게 어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그러자 스님
이 문짝을 세 번 흔드시니 사마두타가 말하였다.
“꽤나 엉성한 사람이군.”
“ 불법(佛法)에 무슨 엉성하고 치밀함이 있습니까?”
어느 날은 사마두타가 호남(湖南)에서 오더니 백장스님에게
말하였다.
“지난날 호남에 살 때 대위산(大潙山)이란 데에 올라가 본 적
이 있었는데 그 산은 1,500명의 선지식을 모을 수 있는 도량입
니다.”
“ 내가 가서 살 수 있겠는가?”
“ 스님께서 거처할 곳이 아닙니다.”
“ 어째서 그런가?”
“ 스님은 뼈로 된 사람[骨人]인데 그 산은 살로 된 산[肉山]입
니다.설사 스님께서 거처한다 하더라도 대중이 1,000명도 모이
지 않을 겁니다.”
“ 나의 대중 가운데 그 산에 거처할 만한 인물이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