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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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위앙록
“두루 살펴보겠습니다.”
당시에는 화림 선각(華林善覺)스님이 제1좌(第一座)였다.백장
스님이 시자에게 선각스님을 모셔 오라 하시고는 물으셨다.
“이 사람이 어떻겠는가?”
사마두타는 기침을 한 번 하고 선각스님을 뒤로 몇 걸음 물
러서게 한 뒤에 백장스님에게 말했다.
“안 되겠습니다.”
백장스님은 다시 스님(위산)을 불러 오라 하셨다.스님은 이
때에 전좌(典座)소임을 보고 있었는데 사마두타가 보자마자 말
하였다.
“이 사람이야말로 바로 위산(潙山)의 주인이 될 수 있겠습니
다.”
백장스님은 이날 밤 스님을 방으로 불러들여 법을 전하셨다.
“내가 교화할 인연은 여기에 있으니,위산의 훌륭한 경계에
는 그대가 살면서 나의 종풍을 계승하여 후학을 널리 제도하
라.”
화림스님이 이 소식을 듣고는 백장스님에게 말하였다.
“외람되지만,제가 대중의 우두머리에 있는데 영우스님이 어
찌 그 산의 주지를 할 수 있는지요?”
“ 만약 대중 앞에서 격식을 벗어난 말 한마디를 한다면 그대
에게 주지를 시키리라.”
그리고는 물병을 가리키시며 물으셨다.
“물병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그대는 뭐라고 부르겠느냐?”
“ 말뚝이라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