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0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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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조동록
2.
한 스님이 물었다.
“뱀이 개구리를 삼키는데 구해 줘야 합니까,구해 주지 말아
야 합니까?”
“ 구해 주자니 두 눈이 멀겠고,구해 주지 않자니 형상과 그
림자가 나타나지 않겠구나.”
3.
운암(雲巖)스님의 재에 한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는 스승[先師]에게서 어떤 가르침을 받으셨습니까?”
“ 내가 비록 거기에 있었으나 가르침을 받은 것은 없다.”
“ 받은 것이 없다면 재는 차려서 무엇합니까?”
“ 가르침을 받은 것은 없으나 스승을 저버릴 수는 없다.”
4.
또 재를 차리는데 물었다.
“스님께서 스승의 재를 차리시니,스승을 긍정하는 것입니
까?”
“ 반은 긍정하고 반은 긍정치 않는다.”
“ 어째서 전부를 긍정치 않으십니까?”
“ 만일 전부를 긍정하면 스승을 저버리는 것이다.”
어떤 스님이 이 일을 안국사(安國師)에게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