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8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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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조동록
“존귀함에 떨어짐[尊貴墮]이다.”
이어서 말씀하셨다.
“밥을 먹는다는 것은 사람 본분의 일이다.본분인 줄 알면서
도 취하지 않으므로 이를 ‘존귀에 떨어짐[尊貴墮]’이라 한다.만
일 처음 마음[初心]에 집착하면 자기와 성인의 지위가 따로 있
는 줄 알기에 ‘부류에 떨어짐[類墮]’이라 한다.처음 마음을 가
질 때는 자기가 있다고 자각하다가도 회광반조(回光返照)할 때
에는 소리․색․향기․맛․감촉․법을 물리치고 평안하고 조용
한 것으로 공부를 이루어 더 이상은 6진(六塵)등의 경계에 집
착하지 않는다.그러다가 부분적으로 어두워져서 그대로 내버려
두면 막히게 된다.그러므로 ‘여섯 외도[六師外道]가 너의 스승
이 된다’하였으니 스승이 떨어지는 곳에 따라서 떨어지게[隨墮]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먹어야 할 밥을 가려먹는 것이라야 정명식이다.그
것을 6근의 견문각지(見聞覺知)로도 말할 수 있다.6근의 그것에
게 더럽혀지지 않았는데도 ‘함정에 빠졌다’한다면 이는 그것과
균등했던 전과는 달라지는 것이다.본분의 일도 취하지 않았는
데 그 나머지 일이야 어떠하겠는가?
스님께서 말하는 ‘함정[墮]’이란 뒤섞어서도 안 되고 부류를
같게 해서도 안 된다는 의미이고,또한 ‘처음 마음[初心]’이라
하는 것은 깨닫고 나서가 깨닫기 전과 같다는 의미이다.”
2.
한 스님이 5위군신(五位君臣)의 요지를 묻자 스님께서 말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