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3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P. 163

조산록/五家語錄 163


            이며,말을 했다고 한다면 나를 말더듬이로 만드는 것이다.”
               스님께서 돌아와 동산스님께 말씀드렸더니 깊이 수긍하셨다.



               4.
               운문(雲門)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사문의 행동입니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절 밥 먹는 것이다.”
               “ 그렇게 해나가고 있을 땐 어떻습니까?”
               “ 쌓아 모을[畜]수도 있느냐?”

               “ 모을 수 있습니다.”
               “ 어떻게 모으려느냐?”

               “ 옷 입고 밥 먹는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 왜 털 쓰고 뿔 달린 축생이라고 말하지 않느냐?”
               그러자 운문스님은 절하였다.



               스님께서 시중(示衆)하셨다.

               “제방에서는 모두들 격식을 붙들고 있는데,어째서 딱 깨치
            게 해줄 한마디를 던져 그들의 의심을 없애 주지 않느냐.”
               운문스님이 대중 속에서 나오더니 물었다.

               “아주 은밀한 곳에서는 어째서 있는 줄을 모릅니까?”
               “ 바로 그 은밀함 때문에 있는 줄을 모른다.”



                 설두스님은 달리 대답[別語]하였다.
   158   159   160   161   162   163   164   165   166   167   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