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0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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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임금이 신하를 살피는 것입니까?”
“ 오묘한 모습 움직이지 않으나 밝은 빛은 본래 빠짐없이 비
춘다.”
“ 무엇이 임금과 신하의 도가 합하는 것입니까?”
“ 뒤섞여 안팎이 없고,녹아져 상하가 공평하다.”
스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임금과 신하,편위와 정위로써 말한다면 중(中)을 범하려고
하질 않는다.그러므로 신하는 임금을 지칭하는 데 감히 배척해
서 말하지 않는다 함이 이것이다.이것이 우리 법문의 요점이
다.”
그리고는 게송을 지었다.
학인은 무엇보다 자기 종지를 알아야 하니
진리[眞際]로 허공[頑空]을 뒤섞지 말아라.
묘하고 밝은 바탕 다하면 상함을 알 것이니
힘써 인연을 만날 뿐 중도를 빌릴 것 없다네.
말을 꺼냈다 하면 불타지 못하게 하며
가만히 행함은 옛사람과 같아야 하리.
몸 없고 일 있음에 갈림길을 벗어나고
일 없고 몸 없으니 시종에 떨어진다네.
學者先須識自宗 莫將眞際雜頑空
妙明體盡知傷觸 力在逢緣不借中
出語直敎燒不著 潛行須與古人同
無身有事超岐路 無事無身落始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