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2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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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다한 곳도 도중의 일인데

               말 많으면 어찌 마음 깨치랴
               귀인의 말씀은 묘하고
               상근기 견해는 잘못됨을 안다.



               큰 도를 어떻게 알아차리겠는가

               까닭 없이 거친 풀밭에 들어가는구나
               빈주먹으로 왔다가 빈주먹으로 떠나니
               모르는 결에 헛되이 났다가 늙어가네.



               위를 쳐다봐도

               하늘을 보지 못하고
               아래를 굽어봐도
               땅을 보지 못하네.



               목구멍이 막혔으니
               어디로 숨을 쉴까

               나를 보고 웃는 사람 많지만
               나를 비웃는 사람 적구나.



               話盡途中事 言多何省機
               貴人言是妙 上士見知虧

               大道何會討 無端入荒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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