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8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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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약과 병이 서로 다스림은

               배움길에 있는 의원의 일이요
               울타리 잡고 벽을 더듬는 것은
               어린 아기의 장난일세.



               그윽한 골짜기는 말이 없으니

               뉘라서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있으며
               스승 잇는 한 가지만 아는 것
               누군들 그것을 모르겠는가.



               藥病相治學路醫 扶籬摸壁小兒戱

               幽谷不語誰人測 管解師承孰不知


               3.
               강씨(康氏)는 마음[圓形]이
               막혀서 밝지 못하고

               마가 깊어 허허로이 죽어 보니
               한빙지옥에 부딪쳤다네.



               붕새가 날개 한번 펼치면
               파란 하늘을 훌쩍 넘는데

               큰 칼끝 팔방으로 휘두를 때
               무엇을 붙들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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