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8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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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았다.그러나 가령 속제(俗諦)를 벗어난 말씀이라면 그렇지 않다.
            만일 그러하다면 그것은 말을 소중히 여겨 말을 이해하는 것이 된

            다.듣지도 못했느냐.”
               앙산(仰山)스님이 한 스님에게 물었다.
               ‘이제 어디서 왔느냐?’

               ‘ 여산(廬山)에서 왔습니다.’
               ‘ 오로봉(五老峯)에 갔느냐?’

               ‘ 가 보지 못했습니다.’
               ‘ 그대는 산에 가 보지 못했구나.’
               이 말은 모두가 자비로움 때문에 수준을 낮춰 하신 말씀이다.”

               4.
               스님께서 어느 땐가 말씀하셨다.

               “‘마음이 부처다[卽心卽佛]’라는 말은 방편이니 머슴을 주인으
            로 착각하는 것이고,‘생사가 열반이다[生死涅槃]’함은 흡사 목을

            베고서 살리고자 하는 꼴이다.부처니 조사니 한다면 부처의 뜻과
            조사의 뜻은 그대 눈알을 나무 염주알로 바꾸는 것과도 같은 일이
            다.”

               5.
               “ 소리를 듣고 도를 깨닫고,색(色)을 보고 마음을 밝힌다”고 하

            신 옛분의 말씀을 들려주고는 말씀하셨다.
               “무엇이 소리를 듣고 도를 깨치는 것이며,색을 보고 마음을

            밝히는 것이겠느냐?”
               이어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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