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2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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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것이 사실은 보고 듣는 것이 아니니……’한 구절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무엇을 보고 듣는다 하느냐?”
또 ‘그대에게 보여줄 이런저런 성색(聲色)이란 없다네’한 구절
에 대해서는 “말로만이라도 성색 성색 할 무엇이 있느냐?”하시고
‘거기에 아무것도 없음을 확실히 안다면……’한 구절에 대해서는
“무슨 일이 있느냐?”하셨다.
마지막에 ‘본체[體]다 작용[用]이다를 나누건 안 나누건 무방하
리라’한 구절에 대해서는 “말이 바로 본체이고 본체 그대로가 말
이다”하셨다.
그리고는 다시 주장자를 잡아 세우면서 말씀하셨다.
“이 주장자는 본체[體]이고 등롱(燈籠)은 작용[用]이니 나누어지
는 것이냐,나누어지지 않는 것이냐?듣지도 못했느냐,모든 것을
아는 지혜는 청정하다 했느니라.”
12.
“ 허깨비로 나타난 빈 몸 그대로가 법신이로다[幻化空身卽法身]”
하신 일숙각(一宿覺:永嘉玄覺)의 말씀을 들려주고는 주장자를 세
우면서 말씀하셨다.
“온 누리가 다 법신이 아니다.”
13.
한 스님이 조주스님에게 물었다.
“저는 이제 막 총림에 들어왔습니다.스님께서 좀 가르쳐 주십
箇中若了全無事 體用無妨分不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