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9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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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中 129
“관세음보살이 돈을 가지고 와 호떡을 사는구나.”
손을 아래로 내리며 말씀하셨다.
“알고 보니 만두였구나.”
6.
스님께서 언젠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등[燈籠]은 그대 자신이나,발우를 들고 밥을 먹을 때 그 밥은
그대 자신이 아니다.”
그러자 한 스님이 물었다.
“밥이 자기인 경우는 어떻습니까?”
“ 이 여우같은 촌뜨기야.”
다시 말씀하셨다.
“이리 오너라,이리 와.너는 밥이 자기라고 말하지 않았더냐.”
“ 그렇습니다.”
“ 영원히 꿈에선들 보겠느냐.이 촌뜨기야.”
7.
스님께서 어느 땐가 말씀하셨다.
“진공(眞空)은 유(有)를 깨뜨리지 않으며 색(色)과 다르게 하지도
않는다.”
그러자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진공입니까?”
“ 종소리가 들리느냐?”
“ 아,종소리이군요.”
“ 어느 세월에 꿈엔들 보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