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0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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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소산(疏山)스님이 한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서 왔느냐?”
               “ 영중(嶺中)에서 왔습니다.”
               “ 설봉에 찾아가 본 적이 있느냐?”

               “ 찾아가 보았습니다.”
               “ 내가 전에 갔을 땐 이 일[是事]이 부족하였는데,요즈음은 어

            떠하더냐?”
               “ 요즈음은 충분합니다.”
               “ 죽이 충분하더냐,밥이 충분하더냐?”

               그 스님은 대꾸가 없었다.
               스님(운문)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말씀하셨다.

               “죽도 충분하고 밥도 충분하다.”
               9.

               부상좌(孚上座)가 설봉스님을 참례하려는데,설봉스님은 이 소
            문을 듣고 대중을 집합시켰다.부상좌가 법당에 올라와 똑바로 주

            시하자 설봉스님은 막바로 내려와 버렸다.지사(知事:여기서는 부
            상좌)가 다음날 다시 올라가 절하고는 말하였다.
               “제가 어제는 스님의 마음을 언짢게 해드렸습니다.”

               “ 그런 줄 알았으면 되었네.”
               스님께서 이 이야기를 들려주자 그때 한 스님이 물었다.
               “어떤 점이 설봉스님의 마음을 언짢게 해드렸다는 말씀입니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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