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1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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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中 131


               스님은 갑자기 후려쳤다.

               10.
               한 스님이 자복(資福)스님에게 물었다.
               “옛사람이 백추(白槌)*를 치고 불자(拂子)를 세웠던 뜻은 무엇입
                                 17)
            니까?”
               “ 옛사람이 그렇게 했더냐?”
               “ 백추를 치고 불자를 세웠던 뜻이 무엇이냐고요?”

               자복스님은 대뜸 악!하더니 나가 버렸다.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말씀하셨다.

               “옛사람의 안목이 어떠냐?”
               한 스님이 말했다.
               “스님은 어떠십니까?”

               “ 어느 세월에 알겠느냐?”
               대답이 없자 스님께서는 “이리 좀 오너라”하고 그 스님을 부

            르셨다.그 스님이 앞으로 가까이 가자 스님은 갑자기 불자로 입
            을 후려쳤다.

               11.
               스님께서 삼평(三平)스님의 게송*을 들려주고는 ‘이렇게 보고
                                            18)

            *백추:대중에게 알릴 사항이 있어 모이게 할 때 치는 종.
            *삼평스님(漳州 三平山 義忠스님)은 다음과 같은 송(頌)을 지었다.

                이렇게 보고 듣는 것이 사실은 보고 듣는 것이 아니니
                그대에게 보여줄 이런저런 빛과 소리[聲色]란 없다네
                거기에 아무 일 없는 줄 확실히 안다면
                본체[體]다 작용[用]이다를 나누건 안 나누건 무방하리라.
                卽此見聞非見聞 無餘聲色可呈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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