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9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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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中 199


               “여법하게 한마디 묻거라.”

               181.
               왕태위(王太尉)가 법당에 들어가 발우를 가리키면서 어떤 스님
            에게 물었다.

               “이것은 무슨 발우입니까?”
               “ 약사(藥師)부처님의 발우입니다.”
               “ 용을 항복받은 발우가 있다는 소문을 듣기는 했습니다.”

               “ 용이 있기만 하면 항복받겠소.”
               “ 홀연히 구름을 몰고 물결을 움켜쥐면서 온다면 어찌하시렵니

            까?”
               “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겠소이다.”
               “ 말에 떨어졌군.”

               현사(玄沙)스님은 “그대의 신통력을 다해서 도망한들 어디로 가
            겠느냐?”하였고,보복(保福)스님은 “불법승에 귀의합니다”하였으

            며,백장스님은 발우를 뒤엎는 시늉을 하셨다.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말씀하셨다.
               “뒷날 천상에 태어나거든 노승을 저버리지 마시오.”

               182.
               지장(地藏)스님이 숭수(崇壽)스님에게 물었다.

               “그대는 먼 뒷날 무엇을 가지고 사람을 구제하겠느냐?”
               “ 구제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 단 하나도 구제받을 것이라곤 없겠구나.”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는 “그렇더라도 몽둥이 맞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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