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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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上 45


               “앞산을 가져와서 나에게 보여달라.”
               그러자 어떤 스님이 물었다.

               “제가 산을 보면 산,물을 보면 물일 땐 어떻습니까?”
               “ 3문(三門)이 어째서 이리로 지나가느냐?”
               “ 그렇다면 망상을 피우지 않는 것입니까?”

               “ 내 말[話頭]을 돌려다오.”


               8.
               상당하여 한참 잠자코 있다가 말씀하셨다.

               “말할 사람이 있느냐?할말 있으면 나오너라.”
               대중이 대꾸가 없자,스님께서 주장자를 잡고 말씀하시기를,
            “조금 전까지는 여기가 작은 똥구덩이더니 지금은 큰 똥구덩이구

            나”하고는 법좌에서 내려왔다.



               “만법이 하나로 돌아간다 하였습니다.하나는 묻지 않겠습니다
            만 무엇이 만법인지요?”
               “ 네가 여기에 와서 어지러운 말로 나를 속이는구나.”



               “ 성승(聖僧)*이 무엇 때문에 호랑이에게 물렸을까요?”
                         9)
               “ 세상 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 하루종일 어떻게 마음을 써야만 불조를 저버리지 않겠습니
            까?”



            *성승(聖僧):대부분 큰방과 부엌 사이에 모시는 문수상 혹은 큰방에 모시는
              교진여의 성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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