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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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上 51


               “무엇이 불조를 뛰어넘는 도리입니까?”
               “ 호떡이다.”

               “ 그것이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 분명한 어떤 관계가 있는가?”
               스님께서는 이어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알았다고 하지 말라.다른 사람이 조사의 뜻을 말하면
            그것을 듣고는 문득 불조를 뛰어넘는 도리를 물을 것이다.우선

            무엇을 부처라 하며 무엇을 조사라고 하길래 나아가서 불조를 뛰
            어넘는 도리를 말하는가?
               또한 3계를 벗어나는 일을 묻는데,3계를 가져와 보라.무슨 견

            문각지(見聞覺知)가 그대를 가로막으며,무슨 성색(聲色)이 그대에
            게 분별할 만한 것을 주어 어떤 물건인지를 알아내게 하는가?그

            런 것으로 차별된 견해를 삼는구나.
               저 옛 성인도 어찌해 보질 못하여 몸소 나서서 중생을 위해 말
            씀하시기를,‘전체 그대로가 진실이며 사물마다 자체를 본다 해도

            옳지 않다’고 하셨다.그러니 내가 그대에게 말해 주어 당장에 아
            무 일 없어진다 해도 벌써 서로를 매몰시키는 격이다.그대가 실
            로 들어갈 곳을 아직 찾지 못했다면 우선 그런 가운데에서 홀로

            참구하고 자세히 살펴라.옷 입고 밥 먹고 오줌․똥 싸는 것 외에
            더 무슨 일이 있겠는가?까닭 없이 허다한 망상을 일으켜 무엇 하

            려는가?
               또 어떤 사람들은 부질없이 머리를 맞대고 옛사람의 말을 끄집
            어내 알음알이[識性]로 기억하고 망상으로 헤아리며 ‘나는 불법을

            깨달았노라’고들 한다.이들은 오로지 어지러운 말만 하며 제멋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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