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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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上 53
“하나는 그대가 묻지 않을까 걱정이고,둘은 그대가 들지[擧]
않을까 걱정이다.셋은 노승이 기뻐 날뛰게 되며,넷은 그대가 뒤
로 물러나게 되는 것이다.빨리 말해라,빨리 말해.”
그 스님이 절을 하자,스님은 대뜸 후려쳤다.
“모든 기연[機]이 다 없어졌을 경우라면 어떻습니까?”
“ 나에게 법당을 가져오면 그대에게 가르쳐 주겠다.”
“ 그 일과 무슨 상관입니까?”
스님은 혀를 차면서 말씀하셨다.
“이런 사기꾼아.”
“ 눈앞이 깨끗해져서 아무것도 없을 경우는 어떻습니까?”
“ 열을 내서 무엇을 하려느냐?”
그 스님이 절하고 물러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리 오너라.”
그 스님이 가까이 다가서자,스님은 갑자기 몽둥이로 치면서
말씀하셨다.
“이 사기꾼 같은 놈이 나를 속이는구나.”
“ 무엇이 법왕의 주인입니까?”
“ 차수(叉手)하라.”
“ 눈먼 거북이가 뗏목의 구멍을 만났을 땐 어떻습니까?”
“ 내가 차수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