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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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말에 잘못된 것이라도 있느냐?”



               “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 한 가지도 물어서는 안 된다.”
               “ 네”하고 대답하자 스님은 혀를 차면서 “말귀도 못 알아듣는

            군”하셨다.



               “오늘은 나한에게 공양을 할 텐데,나한이 오실까요?”
               “ 그대가 묻지 않았더라면 나도 말하지 않았으리라.”
               “ 말씀해 주십시오.”

               “ 3문(三門)앞에서 합장하고 법당 안에서 향을 사른다.”



               “ 무엇이 납승의 본분사입니까?”
               “ 남쪽엔 설봉이 있고 북쪽엔 조주가 있다.”
               “ 스님께선 복잡하게 말하지 마십시오.”

               “ 질문한 취지를 놓쳐서는 안 된다.”
               학인이 “네”하고 대답하자,스님이 별안간 후려쳤다.



               “옛사람이 말하기를,‘알면 일이 한 집안일 같겠지만 모르면 어
            금니가 빠져 앞니를 뺀다’하였습니다.어떻게 해야만 한 집안일

            이 되겠습니까?”
               “ 그렇게 마구 다녀서 무얼 하려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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