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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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上 91


               35.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예로부터 있어 온 것은 무슨 일이겠느냐?이제 부득이 여러분
            에게 말해 주겠다.
               온 누리에 그 무엇이 있어 그대와 관계를 맺고 상대하고 하느

            냐?만일 바늘이든 쇠막대든 그대 앞에 거리적거리는 것이 있거든
            어디 가져와 보라.무엇을 부처라 하고 조사라 하며,무엇을 산하

            대지 일월성신이라 하겠느냐.또 무엇을 4대 5온(四大五蘊)이라 하
            겠느냐?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도 촌노파의 시시껄렁한 말일 뿐이
            니 홀연히 참되게 행각하는 납자가 이런 말을 듣고 다리를 붙들어

            뜰 아래로 끌어낸다 한들 무슨 죄가 되겠느냐.그렇긴 하나 무슨
            도리에 의거하길래 그렇겠느냐?그 달변으로 여기에서 어지럽게

            말하지 말지니,납자라면 반드시 그래야 한다.홀연히 내 발밑에서
            찾아보려 하면 그 자리에서 다리를 분질러 버린들 무슨 죄가 있으
            랴.

               이런 판에 여기서 종승(宗乘)의 이야기를 묻겠느냐?한마디로
            딱 깨치게 해줄 나의 대답을 듣고 나서 이리저리 다녀라.”
               그러자 한 스님이 막 질문을 하려는데 스님은 주장자로 입을

            딱 때리면서 바로 법좌에서 내려왔다.



               “사자가 기지개를 켤 땐 어떻습니까?”
               “ 기지개는 우선 그만두고 포효 한번 해보아라.”
               그 스님이 “네”하자 스님은 “늙은 쥐가 찍찍대는구나”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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