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5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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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下 165


               “전좌는 우선 그만두게.”
               “ 화살이 신라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7.
               스님이 영중(嶺中)에 있을 때 와룡(臥龍)스님에게 물었다.
               “자기를 깨친 사람도 자기가 있는 것을 보는지요?”
               “ 자기가 보이지 않아야만 비로소 자기를 깨칠 수 있다.”

               다시 질문하였다.
               “길다란 선상 위에서 배우는 것은 몇 번째 기틀입니까?”
               “ 두 번째 기틀이지.”

               “ 그렇다면 무엇이 첫 번째 기틀입니까?”
               “ 짚신을 단단히 신게.”

               8.
               스님이 영중에 있을 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법신향상(法身向上)의 일입니까?”
               “ 향상은 말해 주기 어렵지 않다만 너는 무엇을 법신이라 부르

            느냐?”
               “ 잘 살펴보십시오.”
               “ 살피는 것은 우선 그만두고 법신을 무어라고 설명하겠는가?”

               “ 이러이러합니다.”
               “ 그것은 길다란 선상에서 배운 것이다.우선 너에게 묻겠다.법
            신도 밥을 먹을 줄 알더냐?”

               그는 말이 없었다.
               그 뒤 어떤 스님이 양가암주(梁家庵主)에게 이 말씀을 드리자
            암주는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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