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6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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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문이 그대로 진창에 들어갔구나.”
               자복(資福)스님께서 말씀하셨다.
               “한 톨이 부족해도 안 되고 한 톨이 남아도 안 된다.”

               9.
               스님이 설봉에 살 때 장경(長慶)․서원(西院)스님과 함께 공부
            하였다.

               설봉스님이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온 누리를 움켜쥐었더니 좁쌀 만한데 앞에다 던져 주어도 이
            칠통들이 모르는구나.북을 쳐서 대중운력이나 하도록 하라.”

               서원스님이 스님에게 물었다.
               “설봉스님의 이 말씀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곳이 있는가?”
               “ 있지.”

               “ 무엇이 빠져나오지 못하는 곳인가?”
               “ 여우같은 망상을 내서는 안 되네.”
               다시 “꽤 어지럽히는군”하더니 또 “7요성(七曜星)*이 하늘에
                                                             13)
            밝구나”하고는 다시 “남쪽은 염부제,북쪽은 울단월”하셨다.
               10.
               스님이 하루는 장경스님과 조주스님의 무빈주(無賓主)화두를

            거론하는데 장경스님이 물었다.
               “설봉스님이 그때 한 대 걷어찼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 나라면 그렇게 하질 않겠네.”

               “ 그러면 어떻게 하겠는가?”



            *7요:해와 달.화수금목토 다섯 별.또는 북두성을 토요성(土曜星)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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