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7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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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下 167


               “조주의 돌다리는 북쪽에 있다.”
               11.

               스님은 장경(長慶)스님과 석공(石鞏)스님이 삼평(三平)스님을 지
            도했던 화두*를 거량하였다.
                       14)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떻게 해야만 석공스님이 되다 만 성인[半箇聖人]이라고 불렀

            던 것을 면할 수 있을까?“
               “ 대가를 갚아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진위를 가려낼 수 있겠는
            가?”

               “ 물에 들어가야만 키 큰 사람을 보지.”
               12.
               스님이 동암(洞巖)에 갔을 때 동암스님이 물었다.

               “무엇 하러 왔느냐?”
               “ 친히 뵈러 왔습니다.”
               “ 그렇게 치달려서 무엇 하려는가?”

               “ 잠시도 머무른 적이 없습니다.”
               “ 허물을 알았으면 되었다.”
               “ 스님은 그렇게 달려서 무엇 하시렵니까?”




            *석공 혜장(石鞏慧藏)스님은 상당(上堂)할 때마다 활을 당기고는 할(喝)한 번
              하고 말하기를 “화살을 보아라”하였다.이렇게 30년 동안을 계속하던 중,어
              느 날 삼평(三平)스님이 듣고 법상 앞으로 바싹 나가서 앞가슴을 활짝 제치
              니 석공스님은 활을 버렸다.삼평스님이 묻되 “이것은 사람을 죽이는 화살이
              거니와 무엇이 사람을 살리는 화살입니까?”하니 석공스님은 활시위를 세 번
              퉁겼다.삼평스님이 절을 하니 석공스님이 말하였다.“30년 동안 활 하나로
              두 번 화살을 쏘았는데 오늘에야 겨우 되다 만 성인(聖人)하나를 맞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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