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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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양기록․황룡록


               “스님은 어느 가문의 곡조를 부르며,누구의 종풍을 이었습니
            까?”

               “ 말이 있으면 말을 타고 말이 없으면 걸어가지요.”
               “ 젊은 스님인데도 기지와 계산이 훌륭하시군요.”
               “ 그대가 늙은 것을 생각해서 30대만 때리겠소.”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부처입니까?”
               “ 다리가 셋 달린 나귀가 절룩절룩 가는구나.”
               “ 바로 그것이 아니겠습니까?”

               “ 호남의 장로이다.”



               한 스님이 물었다.
               “인(人)과 법(法)양쪽을 다 버린다 해도 납승 최고의 경계는 아
            니며,부처와 조사를 둘 다 잊는다 해도 학인에게는 의심이 가는

            곳입니다.스님께서는 어떻게 학인을 지도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 그대는 새 장로를 간파하기만 하면 된다.”
               “ 그렇다면 생나무를 땔감으로 찍어다가 잎이 달린 채로 태워야

            하겠군요.”
               “ 칠구 육십삼이다.”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더 질문할 사람이 있느냐?대중 속에서 한번 나와 봐라.오늘
            내 목숨은 그대들 손아귀에 달렸으니 이리 끌든 저리 끌든 한번

            마음대로 해보아라.어째서 그렇겠느냐.대장부라면 대중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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