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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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록 25


               10.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하늘 땅에 눌러앉으니 천지가 암흑하며 하나[一着]를 놓아주니
            비바람이 순조롭다.그렇기는 하나 속된 기운이 아직 없어지지 않
            았구나.”

               한 스님이 물었다.
               “마음속의 시끄러움을 벗어버리려면 응당 옛 가르침을 보아야

            한다 하는데,무엇이 옛 가르침입니까?”
               “ 천지에는 달이 밝고 푸른 바다엔 파도가 맑구나.”
               “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발밑을 보아야 한다.”
               “ 홀연히 넘실대는 큰 파도를 만났을 땐 어찌해야 합니까?”

               “ 하나[一着]를 놓아주어 네거리에서 종횡무진할 때는 또 어떻겠
            느냐?”
               그 스님이 대뜸 악!하고는 손뼉을 한 번 치자 스님께서 말씀

            하셨다.
               “이 역전의 장수를 보라.”

               “ 풀을 쳐서 뱀을 놀래켰군요.”
               “ 그래도 모두가 알아야 한다.”
               스님께서 주장자를 잡아 세우면서 “하나가 모든 것이며 모든

            것이 하나이다[一卽一切 一切卽一]”하고는 한 획을 긋고 말씀하
            셨다.

               “산하대지와 천하의 노스님이 산산이 부서졌는데 무엇이 여러
            분의 본래면목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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