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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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양기록․황룡록


               “구름이 고갯마루에서 일어나는구나.”
               “ 솜씨 좋은 선지식은 역시 자연스럽습니다.”

               “ 말솜씨나 신경 쓰는 놈아!”
               그리고는 스님께서 말을 이으셨다.
               “한 법도 보지 않는 이것이 큰 병통이다.”

               주장자를 잡아 세우면서 말씀하셨다.
               “석가노인의 콧구멍을 뚫어 버렸다.몸을 벗어날 한 구절을 어

            떻게 말하겠느냐.물로 물을 씻지 못하는 곳에서 한마디 해보아
            라.”
               한참 잠자코 있다가 말을 이으셨다.

               “지난날 산 아랫길로 다니지 말라 하더니 과연 애간장을 끊는
            원숭이 울음소리를 듣는구나.”


               9.

               상당하여 선상을 손으로 한 번 치고는 말씀하셨다.
               “마음마음일 뿐이니,마음이 부처로서 시방세계에서 가장 신령

            한 물건이다.석가노인도 꿈을 설명하였고,3세 모든 부처님도 꿈
            을 설명하였으며,천하의 노스님들도 꿈을 설명하였다.여러분에게
            묻노니 꿈을 꾸어 본 적이 있느냐.꿈을 꾸어 보았다면 한밤중에

            한마디 해보라.”
               한참 잠자코 있더니 말씀하셨다.

               “인간에게 진짜 소식이 있다 해도 나에게 몰래 꿈을 설명해 보
            아라.참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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