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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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양기록․황룡록
남(湖南)의 자명선사(慈明禪師)를 위하여 하나를 태워서 그것이 널
리 퍼져 천하의 총림과 모든 납승들에게 재앙이 되게 하리라.”
유나(維那)가 백추(白槌)를 치면서 말하였다.
“이 법회에 모인 용상(龍象)대중들이여!첫째 가는 뜻[第一義]
을 관(觀)하도록 하라.”
스님께서는 한숨을 쉬면서 말씀하셨다.
“첫째 가는 좋은 뜻이 다행히도 저절로 완전하더니 이제 유나
에게 후려맞고 두 쪽이 났구나.누가 붙여 줄 사람이 있느냐?”
그리고는 좌우로 대중을 돌아보더니 말씀하셨다.
“붙이지 못한다면 나는 오늘 머리를 꼬리로 만들고 꼬리를 머
리로 만들어 버리겠다.물을 말이 있는 자는 잘 살펴야[着眼]하리
라.”
그때 한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는 이미 봉황고개에 올라 종풍을 널리 펴시니 누구의
법을 이으셨는지요?”
스님께서 일원상(一圓相)을 그리자 그 스님이 이어서 말하였다.
“석상스님의 한 맥이 흘러나와 강서로 들어갔군요.”
“ 밝은 해가 중천에 떴는데 눈먼 사람은 땅을 더듬는구나.”
“ 무엇이 동안(同安)의 경계입니까?”
“ 볼 수가 없다.”
“ 그런 경계 가운데 있는 사람은 어떤 자입니까?”
“ 얼굴 없는 사람이다.”
“ 솜씨 좋은 선지식은 줄탁(啐啄)*하는 것이 아니니,줄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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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씨 좋은 선지식이 아닙니다.대중이 법회에 모였으니 스님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