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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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상 당(나머지 말) 103
한 스님이 물었다.
“고요하여 아무 할 것 없는 사람은 공(空)에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닙니까?”
“ 공에 떨어져 있다.”
“ 결국에는 어떻게 됩니까?”
“ 나귀도 되고 말도 된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 상(床)다리이다.”
“ 그게 바로 그 뜻입니까?”
“ 그것이라면 빼 가지고 가거라.”
한 스님이 물었다.
“아주 깨끗하여 티끌 한 점도 없을 때는 어떻습니까?”
“ 여기 나는 손님 행세하는 놈은 두지 않는다.”
한 스님이 물었다.
“봉황이 날아도 다다르지 못할 때는 어떻습니까?”
“ 어디로부터 날아오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실제 이치의 지위에서 한 티끌도 받아들이지 않을 때는 어떻습
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