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8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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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조주록 하
“나와 그대다.”
한 스님이 물었다.
“두 용이 구슬을 서로 다툴 때,누가 얻은 자입니까?”
“ 나는 그저 보고 있을 따름이다.”
한 스님이 물었다.
“어떤 사람이 인과를 떠난 사람입니까?”
“ 그대가 묻지 않았다면 나도 참으로 모를 뻔했다.”
한 스님이 물었다.
“여러 장님들이 코끼리를 만져 보고 제각기 다르게 말하는데,
무엇이 진짜 코끼리입니까?”
“ 가짜 코끼리는 없으나 알지 못한 것은 너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첫마디입니까?”
스님께서 기침을 하였다.
“바로 그것입니까?”
“ 나는 기침도 못 하겠구나.”
한 스님이 물었다.
“큰 바다는 모든 강물들을 받아들입니까?”
“ 큰 바다는 ‘나는 모른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