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2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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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조주록 하
“밖에서 들어왔어.”
한 스님이 물었다.
“날카로운 칼이 칼집에서 나올 때는 어떻습니까?”
“ 새까맣다.”
“ 바로 물었을 때는 어떻게 흰 칼을 알아봅니까?”
“ 그런 한가한 틈은 없다.”
“ 사람 앞에서 차수하고 있는데,어찌하시겠습니까?”
“ 언젠가 그대가 차수하는 것을 보겠지.”
“ 차수하지 않을 때는 어떻습니까?”
“ 누가 차수하지 않은 자이냐?”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사문이 힘을 얻은 곳입니까?”
“ 그대가 힘을 얻지 못하는 곳이 어디냐?”
“ 무엇이 스님께서 학인에게 보여주시는 법입니까?”
“ 눈앞에 학인이 없다.”
“ 그렇다면 세간에 출현하지 않으신 것입니다.”
그러자 스님께서는 “몸조심하라”하고 작별 인사를 하셨다.
한 스님이 물었다.
“조사의 뜻과 경전의 뜻이 같습니까,다릅니까?”
스님께서 주먹을 쥐고 머리 위에 얹으니 그 스님이 말하였다.
“스님께도 그런 것이 있으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