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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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조주록 하


               “스승도 제자도 없을 때는 어떻습니까?”
               “ 번뇌 없는 지혜의 성품은 본래 그 자체가 완전하다.”
               또 말씀하셨다.
               “이것이 스승과 제자가 없는 것이다.”

               “ 끝을 볼 수 없는 때는 어떻습니까?”
               “ 무엇 때문에 그러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깨끗하나 맑지 않고 뒤섞였으나 흐리지 않을 때는 어떻습니
            까?”
               “ 맑지도 않고 흐리지도 않다.”
               “ 그게 무엇입니까?”

               “ 가엾은 놈!”
               “ 무엇이 시방에 통달함입니까?”
               “ 금강선(金剛禪)을 버려라.”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주머니 속의 보배입니까?”
               “ 무엇을 꺼려하느냐?”
               “ 써도 다함이 없을 때는 어떻습니까?”

               “ 자기 것도 무거우냐?”
               또 말씀하셨다.
               “쓰면 무겁고 쓰지 않으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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