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9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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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상 당(나머지 말) 149
“‘시비가 있기만 하면 어지러이 본마음을 잃는다’고 하였는데,
여기에 대답할 만한 사람이 있느냐?”
나중에 어떤 스님이 낙포(洛浦)스님에게 이 이야기를 하자 낙포
스님은 이를 딱딱 부딪쳤다.또 운거(雲居)스님에게 말하자,운거스
님은 “뭘 그럴 것까지 있겠는가!”하였다.그 스님이 스님께 말씀
드리니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남방에서는 목숨을 잃는 사람이 많다.”
“ 이에 대해 스님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스님께서 무어라고 하려는 차에 그 스님이 옆 스님을 가리키면
서 말하였다.
“이 스님은 밥을 다 먹었는데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스님께서는 거기서 그만두었다.
스님께서 금강경 을 보고 있을 때 한 스님이 문득 물었다.
“‘모든 부처님과 그분들의 위없는 깨달음이 모두 이 경으로부터
나왔다’고 하였는데,무엇이 이 경입니까?”
“ 금강반야바라밀경,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한때에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셨다.…….”
“ 그게 아닙니다.”
“ 내 스스로 경의 뜻을 어쩌지 못한다.”
한 스님이 하직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밖에 나갔을 때 갑자기 어떤 사람이 조주를 보았느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하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