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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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행 장 23


               “그다지 훌륭한 것 같지는 않다.”
               또 한 사람이 말하였다.
               “여기서 120리를 가면 조주 관음원이란 곳이 있습니다.그곳에
            선사(禪師)한 분이 계시는데 나이와 승랍이 높고 도를 보는 안목

            이 밝습니다.”
               그러자 모두 말하였다.
               “이것이야말로 상서로운 징조가 아니겠는가.”
               두 왕이 수레를 풀고 이미 절 안에 이르렀는데,스님께서는 똑

            바로 앉은 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으셨다.연왕이 물었다.
               “인왕(人王)이 높습니까,법왕(法王)이 높습니까?”
               “ 인왕이라면 인왕 가운데서 높고,법왕이라면 법왕 가운데서 높
            습니다.”

               연왕은 그렇다고 하였다.
               스님께서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물으셨다.
               “어느 분이 진부(鎭府)의 대왕입니까?”
               조왕이 대답하였다.

               “저올시다.”*
                          2)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노승은 그저 산야에 묻혀 지내다 보니,미처 찾아뵙지도 못했

            습니다.”
               잠시 후 주위사람이 대왕을 위하여 설법을 청하니 스님께서 말



            *조주(趙州)는 진부(鎭府)에 속하였으므로,지중한 예의로써 알렸다.[원문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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