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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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상 당 39
한 스님이 물었다.
“하루 스물네 시간을 어떻게 마음을 써야 합니까?”
“ 그대는 스물네 시간의 부림을 받지만 나는 스물네 시간을 부릴
수 있다.그대는 어느 시간을 묻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조주의 주인공입니까?”
스님께서 “이 통테 매는 놈아!”*하고 호통을 치니 학인이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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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대답하자,스님께서는 “통테나 제대로 둘러라”하셨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학인 본분의 일입니까?”
“ 나무가 흔들리면 새들이 날아가고 고기가 놀라면 물이 흐려진
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바보 같은 사람입니까?”
“ 내가 그대만 못하다.”
“ 저는 스님을 이길 도리가 없습니다.”
“ 그대는 무엇 때문에 바보가 되었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대통에 넣은 물건이 빠져나갈까 봐 둘레에 테를 매어 단단하게 조이는데,뱃
속에 든 많은 학식이 터져 나갈까 봐 움켜쥐고 단도리하는 이를 비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