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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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조주록 상


            쪽의 비구,비구니 대중을 쫓아가지 말라.총림에 주지한답시고 자
            칭하면서 막상 불법에 대해 물으면,마치 모래를 볶아 밥을 짓는
            것처럼 아무것도 못하고 한마디 말도 할 줄을 모른다.그러면서도
            도리어 남은 그르고 나는 옳다고 하며 얼굴에 열을 올리니,세간

            사람들이 법답지 못한 말들을 내놓게 한다.진실로 이 뜻을 밝히고
            자 한다면 노승을 저버리지 말라.”


               한 스님이 물었다.

               “(여래가)세속에 있으면서 여러 보살을 위하여 설법함은 모두
            열어 주고 덮어 주고 하는 일입니다.스님께서는 사람들을 어떻게
            지도하십니까?”
               “ 그대는 어느 곳에서 나를 보느냐?”

               “ 스님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 법당 안의 모든 스님들이 이 스님의 말을 모른다.”
               다른 한 스님이 있다가 말하였다.
               “스님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 그대가 말해라.나는 듣겠다.”


               한 스님이 물었다.
               “진정한 교화는 자취가 없으니 스승과 제자가 없을 때는 어떻습

            니까?”
               “ 누가 너더러 와서 물으라 시키더냐?”
               “ 딴 사람이 시킨 게 아닙니다.”
               스님께서는 별안간 그 스님을 후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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