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P. 68

68 조주록 상


               “흰구름이 머무름 없을 때는 어떻습니까?”
               “ 나는 천문(天文)은 모른다.”
               “ 그래도 주객이야 없겠습니까?”
               “ 나는 주인이요 그대는 손님인데,흰구름은 어디 있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좋은 솜씨가 졸렬하게 보일 때는 어떻습니까?”
               “ 대들보로 쓸 재목을 망가뜨려 놓았구나.”




               23.부처 불(佛)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스님께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부처 불(佛)자를 나는 듣기 좋아하지 않는다.”
               한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는 사람들을 위하십니까?”

               “ 사람들을 위하지.”
               “ 어떻게 사람들을 위하십니까?”
               “ 깊은 뜻[玄旨]을 알지 못하면 부질없이 생각을 고요히 하려고
            애쓴다.”
               “ 깊은 것[玄]은 그렇다 치고,무엇이 뜻[旨]입니까?”

               “ 나는 근본을 붙잡지 않는다.”
               “ 그것은 깊은 것이고,무엇이 뜻입니까?”
               “ 그대에게 대답함이 뜻이다.”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