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P. 66
66 조주록 상
“사람이 더욱 가까워지면 도는 더욱 멀어진다.”
“ 스님께서는 무엇 때문에 스스로 숨으십니까?”
“ 나는 지금 너와 이야기하고 있지 않느냐?”
“ 그런데 어찌 전신(轉身)하지 말라고 하십니까?”
“ 그래야만 맞기 때문이다.”
20.제3생의 원수
스님께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교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금생의 일이지만,교화시킬 수 없는
사람은 제3생의 원수이다.만약 교화하지 않는다면 일체 중생을 떨
어뜨리게 될까 두렵고 교화한다 해도 역시 원수이니,그래도 그대
들은 교화하겠느냐?”
한 스님이 말하였다.
“교화하겠습니다.”
“ 일체 중생이 그럼 그대를 보느냐?”
“ 보지 못합니다.”
“ 어째서 보지 못하느냐?”
“ 모양이 없기 때문입니다.”
“ 그렇다면 지금 내가 보이느냐?”
“ 스님께서는 중생이 아니옵니다.”
“ 죄를 알았으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