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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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상 당 75
“무엇이 스님의 가풍입니까?”
“ 나는 귀가 어두우니 큰 소리로 물어라.”
그 스님이 다시 묻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나의 가풍을 물으니 내가 그대의 가풍을 알겠구나.”
한 스님이 물었다.
“온갖 경계가 한꺼번에 일어날 때는 어떻습니까?”
“ 온갖 경계가 한꺼번에 일어난다.”
“ 한 번 묻고 한 번 대답함은 일어난 것입니다.무엇이 일어나지
않는 것입니까?”
“ 선상(禪床)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그 스님이 막 절하려는데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문답을 기억하겠느냐?”
“ 기억합니다.”
“ 어디 한번 기억해 보아라.”
그 스님이 말을 꺼내려는데 스님께서 물으셨다.[……]*
13)
한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눈앞의 부처입니까?”
“ 불전(佛殿)안에 있는 것이다.”
“ 그것은 모양만의 부처입니다.무엇이 부처입니까?”
“ 마음 그대로가 그것이다.”
*‘스님께서 물으셨다[師問]’다음에 문장이 탈락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