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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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상 당 83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 하는 사람은 어떻습니까?”
“ 그대로 본받아라.”
“ 어디를 말씀입니까?”
“ 남의 자리를 차지하지 말라.”
한 스님이 물었다.
“공겁(空劫)가운데는 누가 주인입니까?”
“ 내가 그 안에 앉아 있다.”
“ 무슨 법을 설하십니까?”
“ 그대가 묻는 것을 말한다.”
한 스님이 물었다.
“옛 말씀에 ‘텅 비고 밝아 스스로 비춘다’고 하였는데,무엇이
‘스스로 비춤’입니까?”
“ 남이 비추지 않음을 말한다.”
“ 비춤이 닿지 않는 곳은 어떻습니까?”
“ 너의 말은 망가져 버렸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바로 그것[的]’입니까?”
“ 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을 때이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법왕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