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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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설봉록


            서 하나가 중(中)이면 모두가 중(中)이 됨을 저절로 알게 됩니다.”
               대왕은 다 듣고 나서 황금 스무 덩어리를 희사하였으나 두 분 스
            님은 받지 않고 왕궁으로 되돌려 바쳤다.그 후 대왕은 다시 현사스
            님께 물었다.

               “이 하나의 진심은 본시 생멸이 없고 모든 것을 다 갖추어 가고
            옴이 없다고 하는데,이 내 몸은 어디서 생겨났습니까?”
               이에 현사스님이 말씀하셨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허망하게 만난 인연으로 생겨나 그대로 생명
            으로 이어지는 것으로,이 한 생각은 본래부터 무엇인가를 알아보는
            성품[識性]입니다.예로부터 지금까지 본원으로서의 참 성품은 본래

            법계에 두루하나 망상 때문에 한 점 식의 성품[識性]이 생겼고 그것
            이 생각[念]이 되었으며 그것 때문에 천 가지로 고통스런 몸을 받아
            윤회가 있게 된 것입니다.옛사람이 말하기를 ‘부처란 깨달음이다’라
            고 하였는데 대왕께서는 이미 이러한 불법을 분명히 아셨으니 이제

            는 악취에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오직 대왕께 바라고 싶은 것은 자주 망념을 돌이켜 그것을 진여
            로 되돌리는 것입니다.그러면 모든 성인의 도와 부합되어 본원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그러므로               법화경(法華經)에 이르기를 ‘오직
            이름을 빌려서 중생들을 인도하나 이러한 일은 모두가 그들에게 오
            직 일승법일 뿐,2승․3승은 없음을 믿게 하고자 함이다’하였습니

            다.
               모든 성인들께서 지적해 보이신 근원에 돌아가 공적해지는 법은
            본래의 법신불을 알게 하고자 함입니다.이렇게 되면 비로소 6도 4
            생(六度四生)에서 갖가지 몸을 받는 윤회를 벗어납니다.저는 대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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