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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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록 上 19
설봉선사어록 서(雪峰禪師語錄序)
옛 큰스님들이 남긴 말씀 중에서도 설봉스님 같은 분의 말씀은
흔히 듣기가 몹시 어렵다.그 가운데에도 특히 조주스님이 긍정하지
않았던 기연은 지금까지도 사람들을 의아하게 하고 속아넘어가게 한
다.그러니 여기서 몸을 돌려 한쪽 눈[一隻眼]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라면 좀이 쓸다 남은 책을 바라보면서 끊일 줄 모르는 맛을 쉽게 느
낄 수가 없을 것이다.
득산 임거사(得山林居士)는 도에 들어가는 인연으로 꿈속에서 설
봉스님의 수기를 받았는데,운문(雲門:湛然圓澄,1561~1626)스승께
서 이를 신기하게 여기셨다.예전에 한산․습득스님만이 동시에 꿈
이야기를 한 줄 알았더니 거사도 기이한 꿈속 몸의 인연으로 차마
설봉스님의 법맥을 잊어버리지 못하고 남은 책 조각을 찾아다니다가
현사스님이 쓰신 원고를 얻어서 나의 스승에게 서문을 부탁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그것이 설봉어록으로 간행되지 못해서 안타깝게 여겨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