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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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록 上 21
여집생거사가 황원공거사에게 보낸 편지에 부치는 글
[附余集生居士答黃元公居士書]
【편지내용】
제[裕]가 언젠가 선등세보(禪燈世譜)라는 책을 보았는데,거기서
는 용담 숭신(龍潭崇信)스님을 천황 도오(天皇道吾:748~807)스님의
법제자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그리고는 굳이 다르게 보이려고 ‘천
왕(天王)’스님의 법제자라고 적어 놓고 있으나 더욱 괴로운 일은 이
른바 ‘천왕’스님이란 분이 없었다는 사실입니다.그들은 이렇게 마조
(馬祖:709~788)스님 아래 천왕이라는 사람을 끼워 넣어 용담스님
의 자손인 덕산 선감(德山宣鑑:780~865),설봉 의존(雪峰義存:822
~908)스님을 그 집안에 속하게 해놓았습니다.또한 운문종(雲門宗)
과 법안종(法眼宗)은 석두 희천(石頭希遷:700~790)스님의 한 가닥
과 떼어서 마조 가문의 분묘에다가 바꿔서 올려놓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요망하고 괴상한 일들이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는데도
이를 의심하지 않을뿐더러 그렇다고 별달리 믿을 만한 증거자료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증거가 될 만한 책이라고 해야 오등회원(五燈
會元)에서 천황스님 밑에 작은 글자로 주를 달아 인용한 ‘두 개의